펼칠 차례
미리내맨 김준호의 〈펼칠 차례〉는 신제품을 갖고 싶은 마음보다 자신의 생각을 창작으로 펼치는 설렘이 커졌다는 경험에서 출발한 노래입니다.
Suno로 만든 노래의 보컬 질감을 바꿔 들어본 뒤 까슬하고 능청스러운 허스키를 주 버전으로 선택하고 그로울링을 또 하나의 해석으로 남겼습니다.
두 버전의 이미지 시네마와 독립 웹툰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글과 창작 판단 · 김준호(미리내맨)

509만 원보다 마음을 움직인 것
출발점은 미리내벌스에 쓴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감상입니다.
509만 원이라는 숫자를 보아도 예전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순간을 노래의 첫 장면으로 옮겼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격은 제품 구매 안내가 아니라 창작자의 감정이 바뀌는 계기입니다.
노래 속 화자는 새 기기 소식이 있으면 밤을 새우던 자신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지금 설레는 것은 자신의 한마디가 멜로디가 되어 돌아오는 경험입니다.
갖고 싶은 것이 없어진 줄 알았지만 만들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는 발견이 ‘내 꿈을 펼칠 차례’라는 제목으로 이어집니다.
깨끗한 목소리에서 나다운 질감으로
창작자는 학생들에게 AI로 만든 노래를 들려준 뒤 노래는 좋지만 보컬이 비슷하게 들린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어 노래에서 자신도 느꼈던 문제였습니다.
이번에는 잘 부르는 목소리를 고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곡의 감정에 맞는 질감과 발음·리듬을 찾았습니다.
같은 노래를 커버로 바꾸며 저음·허스키·거친 발성·그로울링을 들어봤습니다.
보컬이 조금씩 달라지고 개성이 느껴진다는 청취 판단을 거쳐 두 결과를 남겼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목소리를 완전히 재현했다는 결론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노래가 다른 분위기로 들린 순간
음악의 바탕은 112 BPM의 한국어 일렉트로 펑크록입니다.
잔박을 살리는 베이스와 짧게 끊는 기타·드럼의 리듬 위에서 무심한 말투가 창작의 설렘으로 바뀝니다.
깔끔한 발성 자체를 결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 노래에 어떤 표현이 더 어울리는지를 선택한 작업입니다.
허스키 버전은 까슬한 중음과 능청스럽게 말을 건네는 발음이 중심입니다.
그로울링 버전은 깊은 저음과 거친 에너지가 다른 표정을 만듭니다.
창작자는 허스키를 최종 주 버전으로 정했고 그로울링은 같은 노래가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음을 들려주는 비교 버전으로 남겼습니다.
여성 창작자가 남성 보컬을 만드는 이야기
화면의 주인공은 노래를 만드는 여성입니다.
남성 보컬은 그녀가 AI와 함께 만들어 듣는 노래의 목소리입니다.
화면 속 인물과 노래하는 목소리를 같은 인물로 설정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품 화면을 보던 시선이 노트와 창작 화면으로 옮겨갑니다.
헤드폰으로 자신의 노래를 듣고 리듬을 타는 장면은 새 물건을 소유하는 즐거움에서 자신의 세계를 만드는 즐거움으로 이동하는 순간입니다.
웹툰의 시간과 시네마의 시간
독립 웹툰은 열두 패널을 세로로 이어 읽습니다.
독자는 신제품을 바라보는 무심함부터 자신의 노래를 즐기는 순간까지 각자의 속도로 머뭅니다.
두 편의 이미지 시네마에서는 노래와 장면이 함께 흐르며 목소리의 질감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을 경험합니다.
미리내맨은 정지 이미지와 음악 사이에서 관객이 자신의 경험으로 의미를 이어 보는 여백을 이미지 시네마의 중요한 창작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모든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창작자의 표정과 장면 사이의 시간을 통해 관객이 자기만의 ‘펼칠 차례’를 떠올리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 확인한 것과 남은 질문
창작자는 같은 노래의 커버 결과에서 보컬 질감뿐 아니라 연주도 조금씩 달라졌다고 관찰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보컬 하나만 바꾼 엄밀한 단일 변인 실험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특정 프롬프트가 언제나 같은 효과를 낸다는 보장도 아닙니다.
남긴 판단은 ‘곡의 감정에 맞는 질감과 발음·리듬’입니다.
어떤 표현을 요청했고 실제로 무엇이 들렸으며 왜 한 결과를 선택했는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작품에서는 이 선택을 출발점으로 삼되 다른 감정의 노래에서도 그대로 통하는지 다시 듣고 판단합니다.
미리내벌스 원문 — 아이폰 신제품과 AI 시대에 대한 감상 ↗
두 목소리로 감상하기
펼칠 차례
까슬하고 능청스러운 허스키.
창작자가 선택한 주 버전입니다.
펼칠 차례 v8
깊은 저음에서 에너지가 커지는 그로울링.
다른 분위기를 들려주는 비교 버전입니다.
음악 · 미리내맨 / Suno로 제작
원화 · AI 생성 이미지